얼마 전 회사 동료가 국산 전기차를 타고 출근을 하길래, 같이 밥 먹으며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한 달에 충전비가 있는데 3만 원 남짓 든다고 하더라고요?
저,, 정말 충격 먹었습니다... 물론, 저는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고,, 그 친구는 집이 서울이라 서울 내 이동이긴 하지만,,, 제가 한 달 지출하는 휘발유값의 거의 1/10 수준이더라고요.
물론,, 인천에서 와서 주유비 일부를 따로 지원받기는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상당히 절감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알아보니, 엔진, 변속기가 없어서, 엔진오일 등 각종 오일류 교체비가 안 들고,, 부품 보증기간이 일반 내연기관차량에 비해 상당히 긴 편이었습니다.
물론, 전기차들이 라브에 비해 차 크기가 좁고 작습니다. 하지만, 출퇴근용이라면 저 혼자 타고 다니고,, 꼭 라브를 몰고 다닐 필요는 없거든요.
흠, 마침 볼보 대기도 길고 해서 이거 취소하고 갈아타야 하나,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 며칠 살펴보니,, 가령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내에 전기차 충전공간이라든지,, 몇몇 주차공간에 EV주차 전용공간이 있는데, 늘 여유가 있었거든요.
아직 기회다 싶어서 틈틈이 전기차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연료비가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대해 확인해봤는데요..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키로수로 일치해서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전기차 연료비 비교
예를 들어 쉐보레 볼트 전기차는 1 KWh당 5.5 Km를 갑니다.
그리고, 1 Kwh당 150원 ~ 200원 사이의 충전비를 내야 합니다. 단순화해서 175원이라고 하겠습니다.
라브는 휘발유 1리터당 11Km를 갑니다. 그리고, 오피넷 현재 전국 평균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1,452원입니다. 이걸 환산하면, 전기차는 175원 / 5.5 Km = 31.8원 / 1Km가 됩니다.
반면, 라브는 1,452원 / 11Km = 132원 / 1Km입니다. 그러니까, 1Km당 연료비가 무려 4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연비가 좋은 프리우스 기준으로도 2배 이상 차이입니다.
현재의 충전비는 50% 할인이고, 2020년부터는 충전비가 1 KWh당 원상 복구된다고 합니다(한전에서 400원으로 주장한다네요.).
그럼, 프리우스가 조금 더 1Km당 연료비가 유리해집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가 아닌 라브와 같은 일반 가솔린 차들은 충전비를 상당히 올려도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연료비입니다.
이건 정말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현재 상태로는 전기차는 이미 일본차나 국산차 하이브리드의 효율을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물론, 2020년부터는 대등해지는 수준입니다
. 하지만, 연료비가 대등하다 할지라도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이 있습니다. 각종 오일, 플러그, 밸브 교체가 필요하고, 이는 각 제조사들의 내구품질에 따라 그 비용을 좌우할 것입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그딴 게 없으므로 내구품질이 조악하더라도, 전통적인 제조업 강자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배터리, 인버터 등 공급 업체만 새로 육성하면,, 완성차 제조사들 간의 격차가 줄어들게 되는 것 같네요(그래서, 중국이 전기차를 그렇게 하나 봅니다..).
전기차의 치명적 단점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일단, 테슬라 화재사건처럼 배터리가 화재에 취약하고요.
공간이 아무래도 일반 내연기관 차보다는 좁습니다. 그리고, 장거리 운행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급속 충전마저도 1시간이라는데,,, 가끔 휴게소 충전기가 밀려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 전기차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겁니다(나이지리아 같은 곳은 글쎄요.. 에어컨 때문에 밤에도 자주 정전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아마 도요타나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전력사정이 좋은 선진국에만 차를 파는 게 아니라 아프리카나 동남아에서도 판매가 많으니 하이브리드를 고수하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저도 거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도,, 하이브리드가 답이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전력사정에 문제가 없는 곳이라면,, 내연기관에 대한 고장 및 유지 걱정이 없고 싸면서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상당한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싼 연료비에도 매력이 있지만, 정부차원에서도 유리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휘발유 등 기름 가격은 정부가 결정하지 않습니다. 국제 유가에 맞추어 구입해오고, 그에 따라 유류세와 가격이 결정됩니다.
가격이 폭등해도 폭락해도 이 세금 부분 때문에 논란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전기에 과세하는 것은 좀 더 정부에 전기 가격 결정권을 높여줍니다. 전기는 기름으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적인 수단이 많기 때문이지요.
즉,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산유국의 원유는 그냥 전기 생산을 위한 대체안 혹은 연료 대체안 중의 하나로 전락해버립니다. 오히려, 더 효율적인 전력 생산 및 배 분망을 가진 국가의 정부일수록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네요.. 음, 정유회사 주식은 팔고,, 호주 쪽 석탄회사 주식을 사야 하나 고민도 되네요...
하지만,,, 현재로써는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많아서,, 선뜻 구매하는데 고민이 되기는 합니다. 가장 큰 것은 우리 정부의 전기차 정책 방향에 대한 모호성입니다.
우리도 수소사회를 한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공학자가 아니라서,,, 어찌 되었든,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고, 연료비도 당장 내년부터 2배로 인상된다고 하니,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는 지속되어야 할 정책들을 빨리 꺼뜨리고 있는 듯합니다.
전기차가 아무리 더 기술적으로 발전되고, 효율이 더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보조금을 줄이고, 충전비를 높여서 그걸 정부가 빨리 흡수해버리면, 최근에 구매를 한 사람들은 낭패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를 들어 연료비를 KWh당 700원까지 올려도 라브와 동일한 연료비가 됩니다(연비 15Km 정도의 디젤은 490원까지만 올려도 연료비가 같아지네요. LPG 경우와의 비교는 더 낮을 수도,,).
그럼, 전기차 산 사람들은 난감할 겁니다.
보조금 감안한 가격도 지금 라브와 동일한데 말이죠.. 라브보다 훨씬 작은 차에다가,,, 이유는 많지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비용이 비싸질 테니, 암튼, Key는 정부가 쥐고 있는데,, 전기차를 육성할 것 같지 않거든요.
당연할 겁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없습니다.
내연기관, 즉, 엔진은 꼭 차에만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내연기관 산업에 큰 부분인 자동차 엔진을 국가 내 산업에서 지운다라는 건, 그 여파를 생각했을 때 정부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닙니다.
애초에 그런 산업이 없었던 중국이라면 모를까요... 더군다나 이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날 우리는 이제 이거 필요 없으니까,, 집에 가.. 이럴 수는 없겠지요..
직렬형 하이브리드를 타봐서, 이와 같은,,, 전기차 주행의 매력과 아직은 많이 싼 연료비를 알기에,,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기는 하네요.
오늘 쉐보레 볼트를 보러 다녀오기는 했는데,,, 참, 쉐보레는 원래 1996년에 EV1이라는 전기차를 판매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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